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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딥다이브 — HBM 시리즈 #1

HBM은 왜 SK·삼성·마이크론만 만드는가 — 진입 장벽 5가지 공정

전 세계 단 3사. 한국 91%. 우연이 아니라 30년 + 5층 공정의 결과

2026.05.06 · 읽기 약 12분 · SemiHub
한 줄 요약: HBM 양산 가능 회사는 전 세계 단 3곳(SK 53% / 삼성 38% / 마이크론 9%). 한국 합산 약 91%. 이 글로벌 과점은 우연이 아니라 5가지 공정 진입 장벽이 만든 결과 — ① 다이 박막화 50μm ② TSV ±1μm 정렬 ③ 마이크로범프 → Hybrid Bonding 전환 ④ Base die 로직화 ⑤ 30년 DRAM 수율 노하우. 각 장벽의 수율이 곱셈으로 누적돼 신규 진입자가 30년을 따라잡기 어렵다.

목차

1. 전 세계에 단 3곳뿐 — 우연이 아니다

NVIDIA의 차세대 AI 가속기 GB200 NVL72 한 시스템에는 HBM3E 메모리 576개 스택이 들어갑니다. NVIDIA가 사고 싶어도 이걸 만들어 줄 수 있는 회사는 전 세계에 단 3곳뿐입니다.

한국 두 회사 합산 약 91%. 사실상 한국 산업이라 부를 수 있는 보기 드문 글로벌 과점입니다.

왜 인텔도, TSMC도, 중국 메모리 회사(YMTC, CXMT)도 HBM을 만들지 못하는가? 30년 동안 D램을 만들어 온 회사가 30개도 넘는데, 그중 단 3곳만 살아남은 이유는 무엇인가?

답은 단순합니다. HBM은 일반 DRAM 위에 5개의 공정 진입 장벽을 더 쌓아 올린 메모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5개 장벽은 각각 독립적이지 않습니다. 수율이 곱셈으로 누적됩니다. 한 단계만 80%여도 5단계를 곱하면 33%가 됩니다. 90%여도 5단계 곱은 59%입니다.

이 5개 장벽이 정확히 무엇인지, 왜 그렇게 어려운지를 봅니다.

이 글은 HBM 7편 시리즈의 1편입니다. CoWoS 첨단 패키징 5편 시리즈의 후속이며, 현직 엔지니어 시각으로 HBM의 공정·세대·통합·경쟁·사이클·시스템·미래까지 7회에 걸쳐 풀어냅니다.

2. 5가지 공정 장벽 — 한 장으로 보기

HBM 진입 장벽 5층 — 30년 누적 공정 노하우 ⑤ 30년 DRAM 수율 노하우 — 모든 장벽의 베이스 ④ Base die 로직화 (HBM4부터, TSMC 협업) ③ 마이크로범프 → Hybrid Bonding 전환 (16층 한계) ② TSV ±1μm 정렬 — 12층 12,000개 비아 ① 다이 박막화 50μm — 일반 DRAM 1/14 두께 5개 장벽의 수율은 곱셈으로 누적 — 각 90%여도 최종 약 59%

다섯 장벽을 아래에서부터 차례로 봅니다.

3. 장벽 ① — 다이 박막화 50μm

일반 DRAM 다이의 두께는 약 700μm입니다. HBM 다이는 약 50μm. 정확히 1/14.

왜 얇게 만들어야 하는가? HBM은 12층, 16층을 쌓습니다. 각 다이가 700μm짜리라면 12층 적층 시 전체 스택이 8.4mm — 손가락 굵기 절반입니다. 인터포저에 올리는 게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다이를 깎습니다.

일반 DRAM 다이 vs HBM 다이 — 두께 비교 일반 DRAM ~700μm (사람 머리카락 ~7가닥 두께) HBM 다이 ~50μm (사람 머리카락 절반 두께) 1/14로 깎는다. 깎으면서 휘지도, 깨지지도 않아야 한다.

문제는 깎는 게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다이가 얇아지면:

해결 공정은 BSI(Backside Grinding) + 캐리어 웨이퍼 본딩입니다. 두꺼운 캐리어 웨이퍼에 임시로 붙인 상태로 50μm까지 깎고, 본딩이 끝나면 캐리어를 분리합니다. 이 일련의 공정 자체가 일반 DRAM에는 없습니다.

신규 진입자는 박막화 수율을 안정화하는 데만 수년이 걸립니다. 삼성도 12-Hi HBM3E에서 박막화 수율 이슈로 NVIDIA 인증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4. 장벽 ② — TSV ±1μm 정렬

HBM의 핵심 기술인 TSV(Through-Silicon Via)는 다이를 수직으로 관통하는 실리콘 비아입니다. 직경 5~10μm, 깊이 50μm 수준의 미세 구멍을 다이마다 약 1,000개씩 뚫습니다.

12-Hi HBM이라면? 12,000개 TSV가 모두 다이 간 ±1μm 이내로 정렬돼야 합니다. 한 층이라도 어긋나면 전체 스택 폐기.

공정 자체가 다단계입니다.

  1. DRIE (Deep Reactive Ion Etching) — 50μm 깊이 비아 식각. 측벽 평탄도 확보
  2. 유전체 라이너 + 배리어 메탈 — 절연 + 구리 확산 방지
  3. Cu Fill — 전해도금으로 비아 채우기
  4. CMP (Chemical Mechanical Polishing) — 표면 평탄화
  5. 다이 정렬 + 본딩 — 12층 ±1μm 누적 정밀도

각 단계 수율이 99%여도 5단계 누적은 95%, 12층까지 누적하면 더 떨어집니다.

여기에 Cu Pumping 문제가 있습니다. 본딩·동작 과정의 열로 구리가 부풀어 올라 인접 회로를 미세하게 손상시키는 현상. 신규 진입자가 가장 늦게 잡는 변수 중 하나입니다.

이 모든 게 일반 DRAM 양산에는 없는 공정입니다. 일반 DRAM은 다이를 옆으로 자르면 끝이지만, HBM은 다이 안에 수직으로 도시 한 채를 박아 넣습니다.

5. 장벽 ③ — 마이크로범프 → Hybrid Bonding 전환

12층의 다이 사이를 어떻게 붙이는가? 답은 마이크로범프(Micro-bump)입니다.

직경 약 25μm의 솔더 볼이 다이 사이 본딩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12층이면 11회의 본딩이 필요하고, 각 본딩 면마다 수천 개의 마이크로범프가 정확히 마주봐야 합니다.

문제는 16층부터입니다. 마이크로범프는 16층이 한계로 평가됩니다. 이유:

해결책은 Hybrid Bonding. 범프 없이 다이끼리 직접 결합하는 차세대 본딩 기술. HBM4E(2027~)부터 본격 도입이 예상됩니다.

마이크로범프 vs Hybrid Bonding — 16층의 갈림길 마이크로범프 (현재) 범프 직경 25μm · 16층 한계 Hybrid Bonding (HBM4E~) 범프 없는 직접 결합 · 16층+ 가능

Hybrid Bonding은 단순한 본딩이 아닙니다. 표면 평탄도 < 1nm, 청정도, 정렬 정밀도 모두 한 단계 더 올라갑니다. TSMC가 2.5D/3D 패키징에서 먼저 도입했고, HBM 적용은 2027년 양산 진입이 목표입니다.

이 전환 자체가 새 진입 장벽입니다. 마이크로범프 시대를 잡지 못한 회사가 Hybrid Bonding 시대를 바로 잡기는 더 어렵습니다.

6. 장벽 ④ — Base die 로직화 (HBM4)

HBM3E까지 베이스 다이(스택의 가장 아래 다이)는 단순한 I/O 회로만 담은 패시브 다이였습니다. HBM4부터는 다릅니다.

HBM4 베이스 다이는 TSMC가 만드는 로직 다이입니다. N3 또는 N5 공정으로 SoC급 회로가 들어갑니다. 즉 메모리 회사 단독으로는 차세대 HBM을 만들 수 없습니다. 메모리 회사 + 파운드리(TSMC) + 패키징의 3자 협업이 필수가 됐습니다.

이는 새로운 진입 장벽을 추가합니다.

SK하이닉스는 NVIDIA-TSMC와의 긴밀한 3자 관계 위에서 HBM4 양산에 진입했습니다. 삼성은 자사 파운드리 + 메모리 수직통합으로 동일 결과를 시도합니다. 마이크론도 TSMC와 협업합니다.

신규 진입자는 단순히 "DRAM을 잘 만든다"로는 부족합니다. 글로벌 파운드리와 IP 레벨로 협업할 수 있는 회사여야 합니다. 중국 CXMT 같은 신규 진입자가 HBM4에 진입하기 어려운 결정적 이유 중 하나입니다.

7. 장벽 ⑤ — 30년 DRAM 수율 노하우

위 4가지 장벽의 본질은 사실 5번째 위에서만 작동합니다. 30년 누적된 DRAM 양산 노하우입니다.

HBM은 결국 DRAM 다이를 쌓은 메모리입니다. DRAM 다이 자체의 수율·품질·균일성이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합니다. DRAM 단계에서 90% 수율인 회사가 HBM 적층 후 80%를 보장할 수 없습니다. 단계마다 수율이 곱해집니다.

DRAM 양산 노하우는 단순한 공정 매뉴얼이 아닙니다.

이 노하우는 시간 압축이 불가능합니다. 자본을 쏟아도 30년을 5년으로 줄일 수 없습니다. 신규 진입자가 자본만 있다고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전 세계에서 30년 DRAM 양산 노하우를 일정 수준 이상 갖춘 회사가 SK·삼성·마이크론 3곳뿐입니다. 그래서 HBM도 3곳뿐인 것입니다.

8. 그래서 91% 점유는 우연이 아니다

다섯 장벽을 다시 봅니다.

장벽본질신규 진입자가 따라잡기 어려운 이유
① 박막화 50μm일반 DRAM에 없는 공정BSI + 캐리어 웨이퍼 노하우 수년
② TSV ±1μm다이 안에 도시 한 채5단계 공정 누적 수율
③ 마이크로범프 → Hybrid Bonding16층 한계, 차세대 본딩마이크로범프 못 잡으면 다음도 못 잡음
④ Base die 로직화TSMC 3자 협업 능력글로벌 파운드리 IP 협업 자격
⑤ 30년 DRAM 노하우시간 압축 불가자본으로 살 수 없는 자산

이 다섯 장벽이 곱셈으로 누적됩니다. 각 단계가 95%여도 5단계 곱은 약 77%. 그래서 신규 진입자는 첫 양산까지 5~7년을 보내고도 수율을 잡지 못해 BEP를 못 봅니다.

SK·삼성·마이크론이 만든 91%(SK+삼성=한국)는 우연이 아닙니다. 30년 + 5층 공정 + 곱셈 수율의 결과입니다.

9. 다음 편 예고 — HBM4가 이 장벽을 어떻게 더 높이는가

이번 1편이 "왜 3사뿐인가"였다면, 2편은 "HBM3E → HBM4 세대 전환이 진입 장벽을 어떻게 더 높이는가"를 봅니다.

핵심은 4가지 변화입니다.

  1. 인터페이스 1024-bit → 2048-bit (13년 만에 처음)
  2. Base die 패시브 → TSMC 로직 (장벽 ④ 신설)
  3. 속도 9.2 Gbps → 13 Gbps (40% 증가)
  4. 전력 효율 약 40% 개선

이 중 가장 중요한 건 2번 — Base die 로직화입니다. 1편의 장벽 ④를 만든 변화이며, SK하이닉스를 TSMC에 묶는 산업 구조 변화입니다.

발행: 5/13 (수).

10. 자주 묻는 질문 (FAQ)

중국 CXMT는 왜 HBM을 못 만드나요?
표면적으로는 미국 제재(특히 EUV 노광 장비 금지)가 원인이지만, 본질은 다섯 장벽 모두에서 한참 뒤처져 있다는 점입니다. 30년 DRAM 노하우 자체가 부족하고, TSMC와의 IP 레벨 협업 자격도 없으며, 박막화·TSV·마이크로범프 양산 수율을 잡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인텔이 메모리 사업을 했었는데 왜 HBM에 못 들어오나요?
인텔은 1990년대 후반 DRAM 사업에서 철수했습니다. 30년 누적 노하우가 끊긴 상태입니다. 다시 진입하려면 5번째 장벽(노하우)부터 처음 쌓아야 합니다.
TSMC는 패키징은 하는데 왜 HBM은 안 만드나요?
TSMC는 파운드리(로직)에 특화돼 있고, DRAM 양산 라인이 없습니다. HBM4의 베이스 다이(로직)는 만들지만, DRAM 다이 자체는 메모리 회사 영역입니다. 영역 분업 구도입니다.
다이 박막화는 왜 그렇게 어려운가요?
50μm는 사람 머리카락 절반 두께입니다. 그 두께로 깎으면서 휘거나 깨지지 않게 하려면 BSI(Backside Grinding) + 임시 캐리어 웨이퍼 본딩 + 분리 공정이 필요한데, 각 단계 수율이 곱해집니다. 신규 진입자는 이 공정 안정화에만 수년이 걸립니다.
TSV는 비아 1개당 얼마나 비싸나요?
공개 단가는 없지만, 다이 1개당 약 1,000개 TSV × 12층 = 12,000개 TSV가 들어갑니다. 각 TSV는 DRIE → 라이너 → Cu 도금 → CMP 4단계 공정. 일반 DRAM 비아 대비 단가 + 공정 시간이 모두 큽니다.
마이크로범프와 Hybrid Bonding은 정확히 뭐가 다른가요?
마이크로범프는 직경 25μm 솔더 볼로 다이 사이를 본딩합니다. Hybrid Bonding은 범프 없이 두 다이의 평탄화된 표면(< 1nm)을 직접 결합합니다. 후자가 더 정밀하지만, 표면 평탄도·청정도 요구가 한 단계 더 높습니다.
SK하이닉스가 HBM에서 1위인 이유가 뭔가요?
2013년 첫 양산부터 13년 동안 일관된 투자를 했고, NVIDIA와 긴밀한 공동 개발을 했습니다. 삼성보다 일찍 12-Hi 양산을 잡았고, AI 호황 직격탄에 가장 빨리 반응했습니다. 5층 장벽을 다 넘은 위에서, NVIDIA라는 핵심 고객과의 관계가 추가 해자가 됐습니다.
삼성이 HBM4 세계 최초 양산이라는데 SK를 넘어선 건가요?
2026.02 삼성이 HBM4 세계 최초 양산 출하에 성공했지만, 점유율 1위는 여전히 SK입니다. 삼성은 1c D램 + 4nm 파운드리 수직통합이라는 다른 카드를 들고 있고, SK는 NVIDIA 메인 공급사로서의 물량이 강점입니다. 자세한 3사 경쟁 비교는 4편에서 다룹니다.
마이크론은 왜 점유율이 9%밖에 안 되나요?
HBM 진입이 한국 두 회사보다 늦었습니다(HBM2E부터 본격 합류). 양산 캐파(생산 능력)도 SK·삼성 대비 작습니다. 단, 미국 정부 보조금(CHIPS Act)을 받으며 증설 중이고, 미·중 갈등 구도에서 비한국 HBM 공급원의 가치가 커지고 있어 점유율 회복 여지는 있습니다.
신규 진입자가 HBM 시장에 들어오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5층 장벽을 모두 넘어 양산 BEP에 도달하려면 최소 7~10년 + 막대한 자본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 SK·삼성이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신규 진입의 경제적 합리성이 사실상 없는 산업 구조입니다.
HBM은 영원히 한국 산업으로 남을까요?
"영원히"는 없습니다. 대체 기술(CXL 메모리 풀링, PIM, 모델 효율화로 메모리 수요 둔화)이 등장하거나, 미국 정책 자본이 마이크론 캐파를 대폭 확대하면 구도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본 시리즈 5·6·7편에서 다룹니다.
HBM 관련주는 뭐가 있나요?
직접 만드는 회사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입니다. 한국 후공정·소부장 생태계로는 한미반도체(TC 본더), HPSP(고압 어닐링), 네패스(테스트), 이오테크닉스(레이저 다이싱) 등이 자주 거론됩니다. 자세한 투자 관점 분석은 본 시리즈 4·5편에서 다룹니다.

HBM 시리즈 — AI 시대 메모리의 모든 것 (7편)

  • 1편: HBM은 왜 SK·삼성·마이크론만 만드는가 — 진입 장벽 5가지 공정 (지금 읽는 글)
  • 2편 (5/13): HBM3E → HBM4 — Base die 로직화, 장벽이 한 단계 더 높아진다
  • 3편 (5/15): HBM × CoWoS — 메모리와 패키징의 물리적 결혼
  • 4편 (5/20): 3사 전쟁 — 속도의 삼성 vs 물량의 SK vs 효율의 마이크론
  • 5편 (5/22): HBM 슈퍼사이클은 어디가 끝인가 — 종료 4대 신호
  • 6편 (5/27): HBM 너머의 병목 — Grace CPU·CXL·NVLink·전력
  • 7편 (5/29): 한국 HBM의 다음 10년 — 커스텀 HBM과 정책

함께 보면 좋은 — CoWoS 시리즈 (5편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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